희망과 자율의 축제 - 모든 종류의 억압에 반대한다!

- 68혁명과 시애틀 N30, 그리고 촛불집회

1968년 5월의 함성은 프랑스 공산당을 패닉 상태에 빠뜨렸는데, 그 거대한 저항의 물결의 원동력을 공산당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68혁명은 공산당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일어났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자율적 참여로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물결은 어떠한 정치 단체의 통제/지도 아래에도 놓이지 않았으며, 공산당이 주도권을 잡으려는 시도는 68혁명이 끝날 때까지 성공하지 못했죠. "자신의 운명에 묶인 오이디푸스처럼 자신들의 당에 묶인 공산당원 학생들은 그 물결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했다"는 표현이 당시 상황을 적절히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1999년 시애틀 반세계화 시위 때 미국 정부를 가장 당혹스럽게 했던 점은 이 시위로 인해 WTO 각료회의가 파행을 맞았다는 사실이 아닌, 바로 참여 인원이 7만 5천명이 넘는, 60년대 베트남전 반전 시위 이후 미국에서 최대 인원이 모인 이 시위에 특정 단체나 지도자와 같은 흔히 있을 법한 그 어떤 배후도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수만 명의 시위자들은 도대체 어디서 온 사람들인가? 그들은 어느 당이나 단체에 속한 인물인가? 낡아빠진 사고방식으로는 이 질문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민정수석실은 쇠고기 대책회의에서 "어제 촛불집회가 열렸고 1만 명이 참석했다"고 보고했다가 혼쭐이 났다. 이대통령은 "신문만 봐도 나오는 걸 왜 보고하느냐. 1만 명의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고, 누가 주도했는지 보고하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 - 좆선찌라시 인터넷 기사의 일부분

현재 촛불시위도 마찬가지의 맥락이라 봅니다. 자율적이고 비위계적인 저항의 강력함을 정부는 물론이거니와 권위주의적 좌파 세력 또한 전혀 납득할 수 없을 겁니다. 어떤 책의 한 구절을 인용하자면, "자신들을 뒤쳐지게 만들면서 계속 추진력을 강화해나가는 운동의 잠재력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정부와 경찰은 집회의 '배후 세력'과 '주도자'라는 실체 없는 유령을 좇느라 바쁠 것이고 엘리트 운동권들은 '우매한 민중'들을 '지도'하기 위해 '무질서'하고 '혼란스런' 집회를 자신들의 통제 아래 두려 필사적이겠죠. 하지만 폭력과 강압이라는 구시대적인 발상으로 이러한 자율적인 힘을 파악하려들면 본질적인 부분에서부터 어긋날 수밖에 없습니다.

- 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

자생적 저항의 물결은 그 누구도 멈출 수 없습니다. 민중은 그 자신의 뜻과 자유의지로 거리에 나왔으며, 자신들의 의지로 행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형성된 교감과 소통이 자율적인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그 누구의 지시나 통제 없이도 자율적 질서 하나만으로 사람들은 충분히 질서정연하게 평화시위를 할 수 있습니다. 억누르면 억누를수록 강해지는 것이 이러한 저항의 특징이죠. 통제하려 드는 것이 정부이건 운동그룹이건 민중은 결코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지난번에 이번 촛불집회가 68혁명과 비슷한 성격을 띄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스스로 앞에 나가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냅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정치주권이 아닐까요? 민중은 이제 자신들을 '대변'하는 사람들에 회의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촛불집회는 단순히 광우병 쇠고기 수입을 저지하기 위한 것만이 아닙니다. 국민을 위하는 '척' 하며 국가와 자본권력, 기득권의 이익을 위해 민초들의 뒤통수나 치는 국가 권력, 입을 다물고 있는 지식인층, 민중을 대변하는 '척' 하며 자신들의 프로파간다와 목적에 집회를 이용해먹고 민중을 억누르는 엘리트 운동집단에 대한 반동이며 반란입니다. 이것은 위계질서의 전복이자 이데올로기적 강압과 통제에 대항하는 자율과 자치의 축제입니다. 모두 이 축제를 즐기시기 바랍니다. 거리로 나가든 인터넷에서 싸우든 상관 없습니다. 이것은 민중에 의한, 민중을 위한, 민중의 축제입니다. 그 어떠한 권위도 끼어들 틈은 없습니다. 단호히 반대를 외칩시다. "이것은 나의 축제이며 우리 모두의 축제이다. 너희들은 방해하지 마라"고...




촛불들을 '지도'하지 마세요
촛불시위 참가자가 운동그룹 '다함께'에 보내는 공개편지


"다함께"가 대중의 지도를 받으십시오.
위 기사의 작성자 김강기명님의 블로그 원문


촛불을 '지도'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반론] 김기명 기자님의 충고에 대한 '다함께' 한 회원의 글


너무 속상합니다. 다함께!
엘리트주의 운동그룹 다함께에 대한 비판


다시, "다함께", "대책위", "예비군" 여러분들께.
집회를 '보호'하고 '통제'하려는 자들에 대한 고함


보호라는 권력관계
'보호'의 폭력성과 억압성에 대한 돕헤드님의 글

by 아나레스 | 2008/05/31 13:07 | 흑색평론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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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문화파괴 at 2008/05/31 15:20
아름다운 이 저항의 물결이 끝까지 이어지길 바라며..
Commented by 아나레스 at 2008/06/01 01:08
그렇죠 요즘 한국 시위 문화는 정말 아름다워요..
Commented by 기천문 at 2008/05/31 17:17
다함께는 저도 병맛이라능....

근데 본과 공부라는 게 힘드냐능? 저 의대가고 싶어요
Commented by 아나레스 at 2008/06/01 01:06
글쎄요 짧은 시간 안에 공부하는 양이 많아서 힘들긴 확실히 힘듭니다만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인지라 다 막상 닥치면 어떻게든 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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